한여름 길 터줄 장맛비가
오리무중인 채,
풀죽은 용마산 7월 초목이
갈증에 쩍쩍 입맛을 다십니다.
그나마 아직은 미열인 바람에도
힘겨운 듯 휘청거리고,
여름 숲 초대 객 단골 소리꾼도
아직은 감감무소식인 채,
불볕태양 벗해줄 비행단도
여직 인기척이 없습니다.
한여름 속 깊숙이 성큼 들어갈
열기 찐득한 긴 터널 앞에
마치
절차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처럼,
속내를 알 수 없는 성깔 센 바람에
갈증을 꿀꺽 삼킨 목마른 7월 숲,
뭔지 모를 긴장감에 바람을 틀어잡은 채
조마조마 불안불안 안절부절 입니다.
마치
이정표 없는 인생 갈림길 앞에
홀연히 서있는 진갑 노객의
초조와 불안과 갈증처럼.
2019년 7월 7일
(목마른 아차산 녹음아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