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사 적광전에(寂光殿)
겨울햇볕 참 곱다.
산행 벗 복영아우
웃는 얼굴 참 정겹고,
신선대 정상에
일렁이는 바람마저
털 귀마개처럼 보드랍다.
은근슬쩍 오가는 대화 속에
깊은 속내 드러내고
짤막한 어휘 몇 마디에
서로 간 진정어린 위로를 얻는다.
설빙 길 엉금엉금
자운봉을 내리질러
양지바른 쉼터 한켠
자리 펴 차지하고,
한 줄 김밥 컵라면에
가뿐해진 빈 속 채우며
애잔한 두 서로의 삶에
깊은 연민을 나눈다.
도봉의 한겨울 저만치
연무 가득한 도심 골목 끝
동장군 대한이 가물가물
사라져 가버린 흔적 넘어
정제된 가슴 겨울 틈새로
얼핏 봄이 보일 듯 말 듯.
2018년 1월21일
도봉의 겨울틈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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