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렁이는 바람에
봄이 꿈틀거리고
도심과 산은 온통
지천이 꽃물결이건만,
님은 그렇게 가시고
이제 여기 없습니다.
꽃은 피고지고
또 피고지고,
봄은 이처럼 오고가고
다시 또 오고가겠지만,
한 번 가신님은
그 한 번으로
영원히 끝임을 잘 알기에,
이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점점 더 멀리
보내 드리려합니다.
연분홍 고운 참꽃 잎한테도
묻혀 보내드리고
중천을 지나 서산을 넘보는
붉디붉은 햇님한테도
얹혀 보내드리고
살갑게 다가오는 봄바람한테도
실려 보내 드리려합니다.
고운인연 소중한 기억
한 둘만 남겨
가슴 깊이 고이고이
심장처럼 매달고,
이 봄을 떠나보낼 목련꽃이
이내 곧 탈상을 준비하듯,
그렇게 그렇게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2017년 4월 2일
(일렁이는 봄바람에 참꽃미소 서럽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