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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조금 씩 아주 조금 씩 점점 더 멀리






일렁이는 바람에

봄이 꿈틀거리고

도심과 산은 온통

지천이 꽃물결이건만,

님은 그렇게 가시고

이제 여기 없습니다.

 

꽃은 피고지고

또 피고지고,

봄은 이처럼 오고가고

다시 또 오고가겠지만,

한 번 가신님은

그 한 번으로

영원히 끝임을 잘 알기에,

이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점점 더 멀리

보내 드리려합니다.

 

연분홍 고운 참꽃 잎한테도

묻혀 보내드리고

중천을 지나 서산을 넘보는

붉디붉은 햇님한테도

얹혀 보내드리고

살갑게 다가오는 봄바람한테도

실려 보내 드리려합니다.

 

고운인연 소중한 기억

한 둘만 남겨

가슴 깊이 고이고이

심장처럼 매달고,

이 봄을 떠나보낼 목련꽃이

이내 곧 탈상을 준비하듯,

그렇게 그렇게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201742

(일렁이는 봄바람에 참꽃미소 서럽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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