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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백운대의 벌거숭이



마음 섞을 아우가 있음이

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가슴 포갤 그대들 있음이

또한 얼마나 큰 행복이고,

 

깎아지른 인수봉을 딛고

천국으로 통하는

징검다리를 놓으랴?

아슬아슬 만경대에 올라

삼각산 산신님께

말동무를 청하여볼까?

 

칼바람 살 에이는

백운대 정상 석에

잠시 머물다 가는

짧은 한순간만큼은,

태초의 벌거숭이처럼

순수한 인간이고 싶다

바람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나였으면 좋겠다.

 

용암사지 허름한 지붕 밑

한달음에 달려온 또 한 아우

막걸리 잔에 정겨움 넘치니

매서운 바람도 비켜가고,

등산로 입구 병천 순댓국집

가슴을 포개고 둘러앉으니

뜨끈뜨끈한 뚝배기 속으로

삶의 노곤함이 사르르 녹는다.

 

 

2017219

삼각산 백운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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