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섞을 아우가 있음이
이 얼마나 큰 기쁨인가?
가슴 포갤 그대들 있음이
또한 얼마나 큰 행복이고,
깎아지른 인수봉을 딛고
천국으로 통하는
징검다리를 놓으랴?
아슬아슬 만경대에 올라
삼각산 산신님께
말동무를 청하여볼까?
칼바람 살 에이는
백운대 정상 석에
잠시 머물다 가는
짧은 한순간만큼은,
태초의 벌거숭이처럼
순수한 인간이고 싶다
바람처럼 가볍고
자유로운 나였으면 좋겠다.
용암사지 허름한 지붕 밑
한달음에 달려온 또 한 아우
막걸리 잔에 정겨움 넘치니
매서운 바람도 비켜가고,
등산로 입구 병천 순댓국집
가슴을 포개고 둘러앉으니
뜨끈뜨끈한 뚝배기 속으로
삶의 노곤함이 사르르 녹는다.
2017년 2월 19일
삼각산 백운대 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