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쓰레기통 거꾸로 들고
탕탕 두들겨가면서
속 비우듯,
내 속도 그처럼 말끔히
쫄딱 비워낼 수 있으면
좋겠네.
손이랑~ 머리랑~ 가슴이랑~
추수가 끝난
내 고향
텅 빈 들녘처럼,
색 바랜 저고리
홀랑 벗어버린
고향마을 벌거숭이
당산나무처럼,
아득한 들녘
구석구석마다,
뼈저린 서글픔
눈꽃이 되어
설국의 하얀 꿈이
발현될 수 있도록,
앙상한 가지 끝
마디마디마다,
시린 그리움
바람이 되어
하얀 서리꽃을
피어낼 수 있도록.
2016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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