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서로 위로하고
때로는 서로 격려함서
마치 다정한 연인처럼
정답게 살아가는 두 아우와,
공유한 추억이 하도 많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경하는 한 께복젱이가,
아우들 야간 번개산행 제안에
기꺼이 동참을 약속하고
아차산 4보루에 먼저 달려와
돗자리를 한 자락 펴놓고 앉아
수 세월을 바람처럼 오가며
그 아련한 추억들을
거미 똥구녕에서 거미줄 빼내듯
술술 풀어낸다.
엊그제 막 보름 문턱을 넘어가던
이지러진 하현달이
느즈막히 덕소 어느 산몬당에
턱걸이 하듯 스윽 얼굴을 내밀고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이내 우리를 발견하고
활짝 웃는 밝은 모습으로
슬그머니 우리 곁으로 다가와
살며시 한 자리를 차지하고는
잼 있어 죽겠다는 듯
키득키득 하하하 호호호
잠시도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아차산 4보루를 잘못착각하고
아차산역 4번 출구에서
망부석이 된 채로
눈텡이가 부르트도록
죽어라 기다렸다 시는
정 많고 정 깊은 만호 성,
한 손엔 돼지 머릿고기 안주에
또 한 손엔 막걸리 봉지를 들고
아차산과 용마산 간을
뭣 빠지게 헤맨다는데,
용마산을 뒤져도 아무런 흔적 없고~
목청이 찢어져라 불러도 대답 없고~
한 아우가 손수 요리해 왔다는
제육볶음이 술을 부르고,
빈 잔에 주둥일 쳐 박고
게욱질을 해대는 술이
아득한 옛 추억을 부르고,
아련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노곤한 삶을 녹이는디~~
달 빛 너머 저 아래 도심은
휘황찬란한 불덩이가 됐더라.
2015년 7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