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봄을 허락하기 위한
산고의 고통인가?!
춘삼월 초하룻날,
세찬 바람이
싸락눈을 싣고 와,
용마산 능선 구석구석을
샅샅이 들쑤신다.
도심 속 태극기 물결은,
겹겹이 하얗게 쌓인
세월 먼지를 털어내며
역사 속 그 날을 일깨우고,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숲은,
겨우내 참았던
갈증을 어찌지 못 해
꼬르륵 쭈르륵
물 빨아올리는 소리가
들릴 듯 말 듯 한데-----------
어느덧 뉘엿뉘엿
춘삼월초하루 해가 저물고,
뎅그렁 울리는
영화사 범종소리
속세의 흉허물을 어루만지듯,
어둠이 내리는 아차산자락에
희미한 여운을 남긴 채,
이내 가슴을 다독거리며
포근히 스며든다.
춘삼월 초하룻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