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바람 시샘에도
도심 산수꽃 활짝 웃고,
용마산 능선 가파른 틈새에
어느새 진달래 미소를 흘린다.
지난 가을 추억의 잔해를
차마 저버리지 못한 채,
새로운 봄을 잉태해버린
개도토리 나무 아래에서,
겨우내 묵혔던 배낭을 열어
구석구석 뒤집고 털다,
내장까지 끄집어내어
내시경 검사를 마치고난 후,
밝은 봄햇살 가득 채우니
산뜻한 봄기운 한가득 이건만,
우울한 맘 답답한 가슴은
개도토리 나무의 저 가을 추억처럼,
봄바람, 봄 물결 속에서도
떠나가실 줄 모르네.
2015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