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다란
등산로 주변
후미진 모퉁이마다,
소슬한 바람 앞세우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누울 자리를 찾아가는
길 잃은 가을 길손이,
마치
해 저문 거리를 서성이는
남루한 행색의
나그네를 보는 것처럼,
가슴이 시리고
애처롭고 연민스럽다.
얼마나 애틋한
인연이었기에
숙명마저 기꺼이
거부할 것처럼,
작은 바람에도
신음하듯 사각거리며
그 가녀린 끈 하나를
놓지 못하는지?
실낱같은
목숨 줄 틀어쥐고
차마 떠나지 못할
인연 하나를 못 놓아,
가쁜 숨 몰아쉬며
애절하게 기다리는
그 어느 누군가의
가냘픈 운명처럼.
2014년 1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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