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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춘색

 

 

 

 

이 세상에 멈춰져있는 것은

그 아무것도 없으리라.

하늘도 산도 기쁨도 아픔도------,

 

스쳐 지나는 작은 바람에도

신음하듯 사각거리던 숲이,

한줄기 바람에 잠에서 깨듯

진저리를 치며 기지개를 켠다.

죽은 듯 꺾인 산허리를 핥으며

휘파람을 불어대던 바람의 흔적도,

경직된 사지를 뒤틀며 빈 하늘에

헛손질을 하던 겨울나무의 몸부림도,

이제는 작은 하나의 추억이리라.

 

생명이 멈춰진 겨울 산에

작은 새들의 신비한 생동이 시작되듯,

말라비틀어진 겨울나무에

줄기찬 물오름이 시작되듯,

내 아이의 가녀린 몸에도

신비한 활력이 용솟음치리라.

죽은듯한 가지 끝에서 봄꽃망울 움트듯

도려낸 환부에 새 살이 차오르며,

기적처럼 흔적 없이 치유되어 가리라.

 

잿빛 하늘 중천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던 해가,

어느새 슬그머니 서녘 하늘을 등진 채,

대장간 풍로 불에 노랗게 달궈진

5백 원짜리 동전마냥 동그란 눈뜨고,

달빛처럼 곱디고운 해맑은 미소로

꺼칠한 겨울 산에 성운을 흩뿌린다.

 

2014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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