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쯤이야
우습게 여길 만큼
강골임을 자부했건만,
20여 일을 감기에 겨워
헤어나지를 못한다.
화생방 훈련 가스실을 나온 듯
콧구녕은 맵고 맹맹하고,
목구녕에 겨자를 처바른 듯
따끔따끔 콜록콜록~~~
콧물 기침이야 그렁저렁
견뎌줄만 하건만,
시시때때로 머릿속을 뒤집는
두통오한에 머리를 감싼다.
자리 펴고 눕고 나면
병원 신세를 못 면할까봐,
억지스럽게 배낭을 챙겨
용마산 자락을 헤집는데,
연무 묻은 겨울 햇살이
그나마 제법 부드럽고,
오늘따라 까마귀들 움직임이
더없이 부산하고 소란스럽다.
바다로 가자던 딸아이가
이사를 가자는 저 안달에,
거부치 못할 내 심사가
저 놈들만큼이나 수선스럽다.
용마산 아차산을 들쑤셔대는
까마귀들의 저 심사는,
내 맘만큼이나 간절하고,
내 심정만큼이나 애절할까?
2014년 2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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