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조금은 이른 귀천(歸天)

 

 

 

 

아직은 조금 이른

쉰다섯 살 초로 영혼이

영정사진을 앞세우고

새벽길을 서둘러 간다.

 

무엇이 그리도 급했길래

쉰다섯 세월을

바람처럼 살며

고달픈 삶

피폐한 육신

겨우겨우 부지하다

 

제 어머니 생가슴에

시뻘건 대못 치고

두 고운 딸 눈언저리

피눈물로 짓물러 놓고,

 

염하여 묶인 채 관속에 누워

여섯 장정 하얀 손에 들려

살아생전엔 구경도 못했을

삐까반짝 리무진 타고~

 

마침내 이승에 연을 거둬

저승길을 서둘러 간다.

영혼에 부여된 꼬리표인가??!!

7767번 문패를 꽂고

 

그 영혼이 가련했는지

긴긴 폭염을 잠시 멈추고

하늘마저 잿빛이 되어

뜨거운 눈물을 왈칵 쏟는다.

 

가여운 사람!!~

불효막심한 인사

잘 가시소!!~

뒤돌아보지 말고

 

여한 미련일랑 품지 말고

사푼사푼 잘 가시소!!~

 

 

2012810

춘하(선경) 아우를 보내며

벽제 화장터에서


 

 

 

'삶의 이야기 > 특별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여유 소박한 행복  (0) 2012.08.22
단비  (0) 2012.08.13
한여름 한가운데  (0) 2012.07.27
아들이 가는 세상  (0) 2012.07.16
갈증  (0) 2012.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