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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아들이 가는 세상

턱 밑까지 차오른 숨이

목구녕에서 휘파람을 분다.

육신을 적신 땀방울이

가슴팍에 흥건하고

갈증을 면한 7월 녹음

더없이 짙고 푸른데,

녹아내릴 듯 이글대는 태양

한 여름을 벌겋게 달구고

 

반백년을 훨 넘어서

쉰다섯 굽이마저 반을 넘건만

늦었다는 듯 도심 속 매미

음 조율을 서두르고

고추잠자리도 어느덧

능선을 타며 호들갑을 떤다.

 

자전거를 타고

세상 체험에 나선 아들 녀석은

지금은 어디쯤에서

어느 세상을 간 보고 있는지?

저만의 작은 세상으로부터

성큼성큼 밖으로 나와

더 크고 더 원대한 세상을

품고 돌아 왔으면 좋으련만,

 

대성암 돌계단에

허리 굽혀 합장하고

아들놈의 장도에

무운과 행운을 축원한다.

 

 

2012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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