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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고향 새벽

 

자연의 숨결이

태동을 시작하려는 것인가!!

어둠은 스스로

검은 이불자락을 거두고

신비스런 서운이

신성한 또 하루를 잉태하여

출산을 예고하듯

숨죽여 꿈틀댄다.

 

푸르스름한 가로등 불빛

내 고향 정겨운 골목길 밝히고

목청도 덜 트인 새내기 장닭

그 호기 참 어설프다.

앞마당을 활보하던

배불뚝이 고양이 한 놈

제풀에 놀라 움찔하다

꽁지를 빼며 줄행랑을 치네.

 

인생사 구름 같다 하였으니

그렇게 훌쩍 말없이 가시고,

슬픔은 남은자의 몫이라 했으니

그토록 사무친 이별의 아픔도

정녕 잊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밤새 먼 길 달려

조문 마치고 고향에 닿아

잠 못 이루며 창가에 앉으니

고향 앞마당엔 새벽이 서린다.

 

2011년 6월 19일(04:45)

대구에서 조문을 마치고 돌아와 고향 창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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