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질서의 지엄함을
일깨우려는 것인가?
분노한 대자연의 울분을
표출하려는 것인가?
시퍼런 섬광이
온 밤을 난도질하고
지축을 흔드는 굉음은
차라리 처절하기 까지 했었다네.
날 밝은지 오래전인데
태양마저 죽음을 삼키고
세상에 어둠을 씌워
형벌이라도 내릴 듯
몽매한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울리며 질타를 가하듯
하늘이 폭삭 무너질 기세로
물벼락이 쏟아지고
온 세상을 할퀴고 휩쓸듯
물바다가 날름거린다.
도심은 겁에 질려
잿빛 속에 움츠러들고
출근길 차량인파
숨죽여 제자리를 긴다.
겨우겨우 엉금엉금
내 새 삶터 당도하니
애꿎은 긴긴 장마에
적막하기 그지없고
잠시잠깐 소강 틈탄
도심 첫 매미소리 우렁차다.
그 마저도 잠시잠깐
불빛 번쩍 허공을 가른 후
하늘이 포효하듯 대갈일성하고
이내 또 장대비를
거세게 쏟아 붓는다.
2011년 7월 27일
장맛비 몸부림치던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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