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흰 꽃잎
꽃비 되어 내리고
그 향긋함이
나처럼 산을 배회하네.
짙푸른 잎 새 사이로
여름 태양빛 쏟아지고
후끈 달아오른 숲속 열기
내 숨통을 옥죄며
주름진 고랑고랑 마다
진땀으로 흥건하다.
6월이 오면 떠나야할
4년여 정든 내 삶의 일터
가야할 곳 마뜩찮아
깊은 시름 달래는데
초록빛 두건을 쓴 5월은
이내 산을 내려가고
후미진 도심 골목
회색 담장 화폭엔
진초록 가운을 걸친
소담스런 장미 송이
긴 손 내밀어 흔들며
5월이여 안녕이라 더네.
2011년 5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