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초록 숨 멎어버린
용마산 마루
가을볕 가을바람
이내 가을 내음.
철 잃은 매미소리
생뚱스럽기만 하고
애절한 풀벌레 소리
영혼을 울리듯 한데,
열기 가신 자리에
하얀 너울 두르고
수줍은 듯 속살보인
청명한 가을 하늘
내 안에 자리한
서글픔만큼이나
깊고 높고 푸르더라.
귀천을 알리려 함인지?
제 님을 부르는 소린지?
앙칼진 까마귀 소리
생가슴 쪼는 듯하여
흠칫 놀란가슴 두근두근
애먼 발걸음 허둥지둥.
2010년 9월 26일
용마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