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 자락으로
내몰려진 다급함에
허둥대고 버둥대다
이내 또 한 세월을
벼랑 끝으로 밀어내듯
애써 아쉬움 떨쳐내며
허전함 허망함으로
마지막 12월을 바라다 본다.
벽 한켠 달랑 남은
머쓱한 달력 한장
어깨 꺾여 옷걸이 걸린
색 바랜 내 셔츠 꼴로
열한 세월 앞서 보내고
이제 달랑 지한몸 남겨
쉰두 해를 만땅 채운
눅눅한 초로의 삶에
연민을 품었음인가!
젖은 눈 꿈벅거리며
초라한 내 삶을
동정하듯 넘본다.
남은 일생 다 하는 날 까지
설움 한숨 짓지 말고
지 한몸 다 하는 날까지
품은 열정 다 하란 듯
2009년 12월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