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펑펑
눈물이라도 쏟아냈음 싶을
가끔은 허공에 대고
악다구니라도 써 보고 싶었을
거친 삶을 애써 뒤로하고
빨래줄에 내 걸린 허름한
중년 셔츠 자락처럼
달랑 한장남은 달력에
세월감을 실감하며
항상 이맘때면
삶에 속고
또 한 세월에 속았음을 알면서도
아쉬움 몰래 감추고
새로운 또 한해에 희망을 걸어 보는건
그래도 아직은 우리에게
원숙한 열정과 삶의 기교를 터득한 힘
그리고 농익은 중년의 회색꿈을
하얀 가슴에 품었기 때문은 아닐런지!?
서산을 타고 앉아
서녘 하늘을 곱게 칠한
붉디붉은 석양처럼------------------
1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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