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끝 흔적마저
이내 제 자릴 내 주려는가!?
샛 노랗게 질린 은행닢 자락
흔들어 깨우는 바람!
푸른 꿈 빛 바랜
갈색 그리움 안고
메마른 살 거죽에
앙상한 뼈 마디 드러낸 채
뒤틀린 몸 곧추 뻗고
맨 몸으로 누워
혼잡한 도시
얼음장 아스팔트 길을
끝 없이 휩쓸리고
정처없이 방황하며
무엇을 꿈 꾸는가!?
너 어딜 가려는가!?
눈이라도 흩 뿌릴듯
잔뜩 흐린 회색 도심
삶의 무게 버거워
처진 어깨 다문 입
쉰 세월 내려앉은
잔 주름에 센머리 하고
겨우겨우 턱걸이 하듯
이제 갓 쉰을 넘어
가을이 머물다
그리움 두고 간 자리에
제 자리 처럼 스며들어
은행닢 자락 흔들며
맨 몸으로 길에 누운
플라타나스 잎새 위에
칼 바람 날 세우며
냉기를 돋우는데
잔뜩 움츠려
옷깃 세우고 서
너 이제 어딜 가려는가?
그 몸으로 떨고 서서
어떻게 가려는가?
2007년 11월13일
가을과 겨울의 길목에 서서
'삶의 이야기 > 특별한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야!!~ 우리 소시쩍 겨울은!! (0) | 2007.12.11 |
---|---|
홍천 옛 상륙훈련 교장에서 그리움 덜고 (0) | 2007.11.20 |
가을비 (0) | 2007.09.19 |
넌 내가 맞는거니? (0) | 2007.09.13 |
이 가을을!! (0) | 2007.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