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초록 둥근 잎
봄바람에 몸살 앓고
삐죽 내민 흰 꽃눈
5월 볕 애무하네.
쌀 밥통처럼 하얀 꽃눈
팝콘처럼 터트려지면
제철 만난 꿀벌들
날갯짓 소리 숨 가프고
찐한 꽃향기에 5월도
새록새록 깊어가리.
나 어릴 적 앞동산에
연초록 빛 짙어 가면
온 동네 스며드는
꽃향기에 흠뻑 취해
아카시 꽃 터널 속으로
장대들고 모여들곤 했지.
꿀벌소리 마치
비행기 소리처럼 웅웅거리고
구성진 뻐꾸기, 쑥꾹새 소리
해 가는 줄 몰랐건만,
내 고향 앞동산에
아카시아 숲 흔적 없고
어릴 적 해맑던 그 영혼들
어디서 들 무얼 할꼬?
저 꽃잎 바람결에
꽃비처럼 흩어지고 나면
또 한 세월만 흔적처럼
내 머리 위에 묻어나리.
2007년 5월 9일
출근길 아카시아 꽃눈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