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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돌아가는 길

돌아가는 길



정규가 가고

인균이도 갔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길을

그들은 돌아갔다.

이 세상 살아있는

모든 이들이 가야만 할 길을

그들은 서둘러 앞서 갔다.


무엇이 그리도 바빴는지

쉰을 겨우 턱걸이 하듯 반을 살고

일상에서 출근 하는것 처럼 나선 후

그렇게 홀연히 돌아갔다.


그렇게 갑자기

그렇게 기약 없는 먼길을 가며

가는 저 아무 준비없이

남은 우리 이렇게 두고

어찌 눈을 감고

저만의 길을 갔을꼬!!??


그 친구들로 인하여

몇 번 이렇게 모여나 봤던가

검은 옷 검은 타이에

남은 자들을 위한 잔치상을 차려놓고

정작 그들은 가고 없다.

한번이나 살아있을 때

이래 봤음 좋았을걸

그렇게 비명에 갈 줄을

꿈엔들 생각이나 했으랴

예외 없이 누구나 돌아 가야 할 길임에도

우린 너무 외면하며 사는건 아닐까!!


남은자 들의 잔치를 그대들은 보는가?

돌아가는 술 잔이 보이고

그대 들 추억하는 소리들이 들리는가?

그대 들 돌아간 길

오늘이 될른지

내일이 될른지도 모를 길 앞에

울고 웃고 떠드는 저 소리들이

그대들은 들리는가?


기왕 가야 할 길이라면

이별나눌 약간의 시간 정도는

벌어볼 방법은 없겠던가?

문자라도 찍어서

먼저 가니 천천히들 오시게 라는 짬도

못 내겠던가 말일쎄?


그도 저도 아니 된다면

내 초상은 가까운 내일

살아 생전에 치렀으면 좋겠네만

내 어머니께 정성으로

큰 절 올리며 사죄 드리고

형제 일가 친척분 들께

정중히 인사 고하고

내 아내 내 딸,아들 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행복했다 이르고

행복해라 당부하고 슬퍼마라 위로하고

내가 좋아 한 사람 싫어 한 사람

나를 좋아 한 사람 싫어 한 사람

오늘 여기 찾아준 이 친구들

모두 함께 불러서

다 같이 잔 채워 들게 한 후

좋아할 수 있어 감사하고

싫어해서 미안하다 화해하고

내 돌아갈 길 가기전에

미리서 작별인사 고하니

맘껏 드시고 즐기시고

못다나눈 정 일랑은

포장 해서들 가져 가시라 하면

초상집 치곤 쪼끔은 흥미롭지 않을까 싶네만

오라고 들 하면 와 주기나 들 할까!!??

정신나간 놈이라 손가락 질 들이나 안할까?

자네들도 그럴텐가?


살아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기 마련

한동안 안고 살아갈 슬픈 상처와 허탈은

세월이 묻고나면 희미한 흔적만 남을테니

이승서 못다한 인연 훌훌 털어내시고

좋은 곳에 가벼운 넋으로 훠이훠이 가셔서

맑고 고운 영혼으로 극락왕생 하시게

내게도 언젠가 모를 그때가 오면

나도 그 길 따라 훠이훠이 돌아 가리!!~

잘 가시게 친구!!~



2007년 6월 13일

친구를 보내며(연수동 적십자병원 장례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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