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순

그 이름 어느새 갑진년 한 해의 반 토막이 뭉텅 잘려 나가고, 태양의 계절 7월이 성큼 계주를 시작하기 일보 직전, 거대한 장마전선이 서울 도심을 휘덮은 채 허옇게 질식한 해가 간간이 목을 빼들고 식은땀을 훔쳐내는 꿉꿉한 한낮 오후, 달음박질치는 바람 같은 세월에 조급한 맘 감추지 못하며~, 또 한해의 반 끝에서 습관처럼, 가슴 시려 차마 지우지 못하는 혹시 모를 그의 삶에 행여 누라도 될까!!? 마음껏 소리 높여 부르지도 못하는, 온라인망 여기저기 샅샅이 헤집고 뒤져도 아무런 흔적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어쩌면 죽어서나 허할 인연이었던지? 목에 가시처럼 걸린 서글픈 그 이름을 예전처럼 또 그렇게, 새로운 또한 반의 시작 앞에 기대와 설렘을 동반한 채, 가슴으로 꺼억꺼억 불러보는 그 이름. 2024년 6월 30일 더보기
언젠가부터 언젠가부터 문득문득, 나의 그리움 끝에는 늘 당신이 서 있습니다. 때늦은 회한의 사무침을 어루만질 듯, 만면에 자혜로운 미소를 지으신 채 슬픈 듯 가여운 듯, 세월 지나면 까맣게 잊어지리라 여겼지만, 추모일이(5주기) 가까울수록 문득문득 더 그립기만 합니다. 2022년 3월 14일 **************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내 시린 기억의 끝에서 늘 예외 없이 그대를 마주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 단 한 번의 청을 끝내 외면한 채 돌아서버린, 매정했던 나의 처신에 정중히 머리 숙여 참회하는 마음으로, 안개 속처럼 희미해져만 가는 그대 슬픈 모습을, 어느 하늘아래 어디서든 귀하고 소중히 살아만 있어, 이 세상 원망 없이 행복할 수 있으시길 축원하고 기도하는 간절함으로~~. 2022년 3월 17일 ***.. 더보기
굴지리 어둠이 짙어갈수록 서글픔 또한 깊은 것은 이곳으로부터 시작된 고질병의 도짐 탓이리라. 설움에 눈물겹던 소쩍새의 울먹임과 초롱초롱 사연을 간직한 무수했던 별 무덤이, 봇물 넘친 물소리를 동반한 채 수 세월을 훌쩍 넘고 달려와, 낚싯대 드리운 검은 수면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달도 별도 없는 까만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고 먼 세월 속 긴 아픔을 못내 삭이지 못한 채, ************************** 내 속을 꿰뚫고 있는 형 꽁무닐 쫓아서 굴지리를 스쳐 지나며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긴 밭고랑 빼곡히 조롱조롱 참깨꽃이 그 어느 한여름을 생생하게 기억케 하고, 담벼락 앞 다소곳이 정숙한 미소 접시꽃, 외진 저만치 꼰지발선 채 미소를 짓는 도라지꽃, 아득한 세월 저 먼발치 그때 그.. 더보기
가슴 시려 차마 지우지 못한 이름 도둑맞은 봄인데도 꽃은 곱고 빼앗긴 꽃 천지에도 봄날은 간다. 봄바람은 잠시를 못 참고 석촌호수 변 만개한 벚꽃잎에 간지럼을 태우며 꽃비를 흩뿌리고, 봄은 또 이렇게 습관처럼 세월 등살에 휘둘림을 당하면서도 한치도 빈틈없이 정해진 궤도 위를 그칠 줄 모르고 오고 갈 뿐, 오가는 봄 속에 생존하는 모든 것들은 반복의 변화를 거듭하는 동안, 삶과 인생사 또한 휘둘린 세월 앞에 그저 덧없고 한없이 무상하기만 한 것이라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달을만한 나이, 환갑 진갑 고개를 훌쩍 다 넘어 이젠 엊그제 지난 일도 긴가민가한 고즈넉한 나이에 즈음,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를 정처 없는 방랑길 위에 홀연히 선 채, 코로나19에 뭉텅 빼앗긴 이 허망한 봄에도 예전의 그때처럼 애처로운 그 이름을 못내 지워버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