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직접 편지를 써서 드려야 하는데 마땅치 않아 짧게 이메일 보내요
49번째 생신 정말로 많이 축하 드립니다
40대의 마지막 생신이네요~
좋은 선물 해 드리고 싶은데 아직까지 넉넉하지가 않아요 ..^^
이제 이번 달이 마지막 3개월 째 수습 기간이 끝나요
다음달 부터는 보조금이 들어 오니까 조금씩 다시 저금을 할 생각이예요
재작년 까지만 해도 하려고 마음 먹던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항상 속상하고 항상 짜증만 나고 힘든시간 이였는데
그래도 지금은 어느정도 자리 잡아 가고 있는것 같아서 다행이예요
아빠 한테도 작년 한해 많이 힘들고 많이 외롭고 아프신 한해 가 되었었죠...
아빠 쓰러지시기 얼마전에 또 한번 사이가 어긋나고
얼마 후에 벌어진 일이라 당황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꼴난 자존심에 괜찮으시냐는 말 한마디 묻지 못하는 내가
얼마나 미련하고 어리석게 느껴지던지....
엄마도 주현이도 걱정 많이 하고 가슴을 쓸어 내렸는지 몰라요...
아빤 우리집의 기둥이니까... 항상 그렇게 그 자리에서 서 계셔야 해요
아프면 병원 가시고 ...
이제 아빠도 50을 눈앞에 둔 연세에 아빠 건강만 믿고 버티시긴 힘들어요...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마음이 편치 않고요...
22년 살면서 처음으로 수술이란거 받아 보면서 나한테는 많이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던것 같아요
수술 받고 나오면서 "혜영아 "라고 부르던 엄마 목소리에 얼마나 울음이 나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또렷히 나진 않지만 졸려움에 눈이 감기는데
엄마가 계속 물으시던거.. 아빠가 옆에서 계속 주무르고 계시던거...
집에 가지 못하고 옆에서 자리 지켜 주시던거...
철없이 지내던 고등학교 시절 친구 밖에 모르고 노는것 밖에 모르고
내 생각이 다 맞다고 고집 부리던 그때
사람이 제일 아프고 제일 힘들어 질때 볼품없이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 할때
그때 니옆에 있어 주는건 친구보다 가족이라고 하시던 아빠 말씀을
그땐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렸었는데...
그때 느낀거 같아요 가족이라는거...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건지..
이제 사회 생활 첫 발 대딛고 아빠 말 대로 힘든길 선택해
걸어 가곤 있지만 후회는 안해요
아직은 어리니까.. 뭐든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듣고 봐서
시간 지나서 내 일을 만들고 내 스스로 가치 쌓아서 좋은 사람 좋은 경력 만들려고요
30.40 남자가 살아 가는 동안에 제일 힘들고 제일 많이 외로울.. 시간들..
엄마 . 주현이 그리고 제 옆에서 우리 가족한테
늘 힘이 되주고 기댐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의 50,60은 주현이 또 저.. 자식들 보다
엄마 아빠가 즐겁고 즐기는 그런 생활 조금씩 늘려
마음 만큼은 즐겁고 행복한 그런 시간들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기원 할께요
아버지...
엄마 품보다 아빠 품이 더 좋아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 쓰던 어린 시절이 있었지요...
그런딸이 ..언제부턴가.. 아빠에게 상처만 주는 딸이 되어가고..
되돌리기 힘들정도의 시간도 있었지요...
이제는 그때로 돌리려 애쓰지 않습니다...
아빠에게 상처 주었던 시간을 가슴치며 후회 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아빠는 아직 건강하고... 아직 내 옆에서 늘 응원해 주고 걱정해 주시는 내 아버지 이고...
우리집의 가장이니까...
밉고 싫기만 하던 아빠의 뒷모습이..
언젠가 부터 한없이 쓸쓸해 보이고 작아 보일때가 있어요..
쳐진 어깨를 내가 만든건 아닐까...속상해 운적도 많아요...
이제 아빠한테 힘이 되어 기댈 수 있는 맏딸...
늘 아빠가 자랑 스러워 하는 딸.. 그런딸 될께요..
한번도 입밖으로 내밀어 본적 없는 말..
아빠.. 아프지마세요... 사랑합니다..
2006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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