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채
추스를 겨를도
뜸 들일 새도 없이,
밤새
한달음에 성큼
초설 융단 폭격을
시작으로,
참혹히
빨개벗겨진
겨울나무
뼈마디 마디마다
화려한 설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어제 늦은 오후
바람을
앞세운 비에
우수수 휘날리는
낙엽을
멍하니 바라보며
짧은 가을을
아쉬워했던
내 서글픔을
알았음인지?
참연한
가을 잔해 더미 위로
차마
그냥 밟고 지나기를
너무
황량스러워했던
내 속내를
보았음인지?
2024년 11월 27일
(첫눈)
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