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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용마산 & 아차산

낯선 가을




구름 짙은 하늘
바람 한 점 없고
초록 짙은 용마산
정적만 깊다.

가쁜
내 숨소리 만
숨 멎을 듯
높고,

간간이 들리는
망우산 까마귀 소리
저승 문전을
맴돈다.

한여름 소릿꾼
방 빼 나간지 오래고
아차산은 이미
가을바람을 들였건만,
분간못한 전령사는
본분마저 망각한 채
마주한 이 가을이
서러워 목메듯,

실낱같은 곡소리가
애처롭기 짝이 없다.

세월 무뎌진 나그네
가을 문턱에
웅크리고 앉아
마주한 이 가을이
낯설어
서글픈 것처럼.


3023년 9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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