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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그래야 깨복쟁이 친구!!~

까마득히
멀고 먼 옛날,

다후다 빤쓰에
난닝구 한벌이면
외출복은 물론
잠옷, 교복, 수영복,
일상복까지
만사 거리낌 없이
그저 빛나고
폼나던 시절,

양은 주전자에
술 심부름,
새미꼴
짜구새미서
물 심부름을 하면서도
한 손엔
대나무작대기에
고난도 기술을 응용
오두발털털
입 엔진소리를 내며
달리곤 했던 시절,

이른 봄이면
냉이꽃 노란
복송밭 길에
용복이성 집
복송꽃은 또
얼마나 이삐고
고왔든지!!?

그 풋복송 하나
주어먹을 욕심에
신침만 꼴딱거리며
탱자나무 앞을
고추잠자리
맴돌 듯 했던,

맹순이네
살굿집 살구나무엔
또 얼매나
땟국물 질퍽한
껌정 고무신을
던져댔으며?
시커먼 흙탕
깨굴창 물에서
용케 살구라도 한 개
건져든 날이면
얼마나 흐뭇하고
재수 쨍한 날였든가?

지금 생각하믄
참 가난에 찌들고
설움 많은
시절이었지 싶지만,
우리 영혼만은
얼매나 해맑고
순진했었는지
들 생각이 나시는가?

언젠가
그 복송밭길을
아침운동 삼아
조깅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 복송밭 사라진
복송밭 길 양옆에
아름드리 벚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것을 보고,

우~아~참^^~
이 곳에 벚꽃이 필때면
얼마나 곱고
예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문득

이 곳에
벚꽃이 피거들랑
가장 곱고
화려할 때를 택일하여
만사 잊고
꽃놀이라도 한판
벌려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네~

옛날옛날
우리 엄니들께서
봄꽃 고운
이른 봄
회보 조금 아래
쌍전붓대 인근 내지는
천은사 행기다리 근처
가마솥 걸어
술국 끓여 드시면서
화전놀이 하시던
그 때를 떠올리며,

아~~

온 천지가
봄바람 꽃바람에
화려한 꽃잔치
봄 잔치를 시작하거든,
울 엄니들 그 때처럼
화전놀이를 핑계 삼아
고운 벗님들
한 자리에 모여
추억잔치를 해봤음
싶었다네

전생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개팔짜 상팔짜를 타고
이 세상 한 마을에
함께 온 특별함으로,
고왔던 슬펐던
이 나이 묵도록
께복쟁이 어린시절
추억을 공유하며
이 세상을 함께
살아 내고 누렸으니
이를 어찌
우연이랄 수 있겠으며,
이를 어찌
아무렇지 않은 듯
저승길 훌쩍 떠나기엔
아무래도 넘 억울하고
허망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죽기 전에
살아온 지난날
뒤돌아 함 살펴보고
주변도 함 돌아보며
함께 해준
께복쟁이들 하고는
마지막 작별인사라도
나누고 가야
그래야 친구고
찐벗 아니겠는가?

혹시 경황없이
불쑥 가더라도
그래야 쪼끔은
덜 섭하고, 그나마
마지막 가는 길이
좀은 홀가분하지
않을려나?
올땐 비록
울고
왔을지라도
갈 땐 그래도
웃음서 가야지 들?

먼저,
스스로의 삶을
어루만지며
애쓰고 살아낸
자신을 위로하고,
이 세상을
함께 지탱하며
오늘을 공유한
서로를 격려하고
이를 자축하며
서로 함께 누리는
온전한
우리들만의 시간,

귀천하는 그날을
상기하며
회갑잔치처럼
장례잔치를
축복하기 위한,
내년 봄
복송밭길에
벚꽃 봄꽃이
흐드러질 적에,
인생사 만사
이불 개키듯
채곡채곡 접어
먼발치에 두고,

봄잔치 꽃잔치
추억잔치 와 더불어
우리 마지막
장례잔치를 벌려,
살아온 지난 날
고운 추억으로만
서로들 가슴에
간추려 담고,
행여 모를 원망이나
섭한 맘 있거들랑
먼저 손 내밀어
안아주고 다독여주면서,
이제 별로
넉넉치 않은 시간
황천길 문턱까지
함께 기댄 채,

우리
다 같이 모여
덕석 깔고
지대루 개판 함
쳐보지 않을 텐가?


2022년 6월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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