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내뿜던
한여름 태양도
마침내
제풀에 겨웠는지,
묵직한
회색 구름
끌어다 뒤집어쓴 채
비지땀을 쏟아냅니다.
여름 소리꾼
이때다 싶은 듯
목청껏 소리높여
하소연을 쏟아내고,
한여름 춤꾼
단골 초대손님
소리꾼 장단에
방방 뜹니다.
후터분한 열기 피해
산으로 든 나그네
이맘때면 줄곧
그러한 것처럼,
이 여름도
적잖이 깊었음을
몸으로 기억합니다.
여름 단골손님
기세등등할수록
한여름도 깊고,
한여름이 깊은 만큼
용마산 초록도
웬만큼 짙었으되,
초록 짙은
용마산 능선이
수평선처럼
하늘에 맞닿으면,
이내 곧 소슬바람에
풀벌레 소리가
귓전을 울릴 테니,
2021년 8월 1일
(한여름 정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