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변함없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색 바랜 기억 저편의
잠든 넋을 깨웁니다.
내 고향 들녘
일렁이는 초록 물결
짙푸른 청보리밭과,
그 물결 아지랑이 속
꿈을 심던 소년과,
그 소년의 푸르던 시절
함께 웃고 울던
청춘들과,
습관처럼
늘 이맘때면
그 시절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지만,
이젠 이마저도
긴가민가하여
예전같이 새록새록
설레지 못합니다.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고
세상은 여전히
내 편일 것만 같지만,
진갑까지 지난 연식은
유통기한 만료라는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그 누구라도
자유로울 수 없기에,
이젠 아무도
고왔던 내 청춘을
기억해주지 않으며,
제아무리 화려한
금춘이었을 지라도
이젠 그 누구도
동경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슬프지만 이제는
긍정해야만 할
시간입니다.
2021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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