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잖이
예순세 해를
따박따박
족히 경험했을
인생 여정
외길에서,
선택의 여지 없이
다시 또 한해의
새봄을
마주합니다.
쪽빛 바다를 담은
하늘과
연초록 여린 잎에
간지럼을 태우는
바람과
꽃바람을 잠재운
초록 물 고운
신록도,
모두가 예전처럼
새록새록
낯익은 기억들
뿐인데,
그 길목 언저리
아차산을 서성이는
나그네만
궁상맞은 이방인을
보는 것처럼
낯설기만 합니다.
2021년 4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