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가는
11월의 첫날
가랑비 속으로
가을몰이를 떠나다.
유명산 면면이
울긋불긋 오색이요
찻길 굽이굽이
핏빛 단풍이라.
추수를 마친
나락 논에
공허만이 난무하고
선혈이 낭자한
단풍잎은
추풍낙엽이라.
마지막 비상의
바람몰이를 위한
성스러운
의전차림인가?
또 다른 가을을
기약하기 위한
이 가을의
피날레인가?
화려한 자태에
설레는 마음
초연한 용모에
먹먹한 가슴으로,
중미산 몬당
선어치고개 집
창 가까이
자리를 틀고 앉아,
두부전골
후후 불어
붉어진 가슴
달래고,
이 가을을
배웅하며
허탈함을
애써 달래다.
2020년 11월 1일
(중미산 선어치고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