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비구름
저 넘어 에는
변함없이 찬란한
태양이 있을 것이고,
해 떨어져 죽은
저 서녘 넘어 에도
여전히
빛나는 내일이 있듯이,
머잖아 곧
장마 걷힌 하늘에
한여름 태양이
불볕을 내뿜고,
죽은 해는 또다시
동녘을 밝히며
찬란히 떠오르리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그 언젠가 한 때
객기를 부리다가
제풀에 겨워,
서녘으로 떨어진 해와 함께
노을에 빠져죽은
메르스처럼,
온 세상을
불안과 근심 속에 처박은
코로나19도 또한,
낮게 드리운
장마 비구름 속에
이 세상의 온갖
불안과 공포와,
근심과 걱정
아픔과 설움일랑
한 방에 몽땅
처넣고 가둬,
중천을 지나
서녘을 넘보고 있을
7월 장마 속
숨은 해와 함께,
물귀신한테
붙잡힌 것처럼
꼼짝없이
덜미 잡힌 채로,
서녘 하늘아래
깊이 깊숙이
퐁당 빠져
죽어주었으면!!~
2020년 7월 12일
장마 진 아차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