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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또 하나의 선물






도심 한 모퉁이

눈치 빠른 산수 꽃

입 꼬리가 찢어져 올라가고,

용마산 바위틈

연분홍 진달래

처맨 앞가슴 옷고름 터지고~

 

모진 북풍한설 견디며

살아낸 모든 것은

꿈 부푼 태동을 시작한다.

 

아니 어쩌면

한겨울 내내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호호 불어가며,

희미한 불꽃을

차마 포기하지 못한 채

살려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혹독한 시련의 끝에는

또 하나의 기회와 영광을 남겨서,

 

살아있는 모든 것에

또 하나의 봄을 선물처럼

생동하는 모든 것에

또 다른 삶을 허락하는,

 

기회와 영광에 감사하며

기꺼이 살아 존재한 것은

그 누림의 자유와 자격을

더불어 함께 덤 하여 얻는.

 

 

320(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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