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봉산 개나리 샛노란 너울 쓰고
도심 속 목련꽃 하얀 가운을 걸쳤다.
연분홍 진달래 아차산에 흐드러지고
눈치 빠른 갈참나무도 잎망울을 삐쭉인다.
이내 곧 이 봄이 색동저고리 갈아입고
지천이 꽃 잔치로 오색꽃물결 일렁이면,
탱자나무 울타리 넘어 용복이네 그 복송 밭에
아득한 기억 떠오르듯 그 복송꽃 피어날까?
덕진뜰 고랑고랑 짙푸른 청보리밭에
지칠 줄 모르고 노래하던 그 노고지리도 우지질까?
찔룩 꺾어 입에 물고 삐비 뽑던 그 악동들,
산과들에 살랑살랑 나물 캐던 그 소녀들,
지금은 어디에서 다들 무얼 하며
이 한세상 꾸김없이 폼나게 들 살아갈까?
꼬불꼬불 논밭두렁 날라다니시던 그 청춘들
꼬부랑꼬부랑 굽은 허리로 유상각 주변을 서성이신지?
이미 벌써 공동묘지를 꿰차시고 막걸리 판을 벌리셨는지?
복송밭 등천 연둣빛 꽃길 노랑나비 길 떠나면
뭔지 모를 애련함에 가슴 설레던 그 시절을,
그대들이시여!!~ 시방도 그 때를 기억하시는가?
2015년 3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