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장맛비에 짓물러진 용마산
분노한 매미 떼 함성 소리 드높고
능선을 점령한 고추잠자리 떼
진초록 계곡을 이 잡듯 뒤진다.
핑크색 싸리꽃눈 수줍은 미소
활짝 핀 나리꽃 너털한 웃음
빵떡모자를 뒤집어쓴 개도토리
용마산 몬당에 송이송이 밤송이
지질한 장마에도 아랑곳없이
그 자태 아름답고 그 용모 탐스럽다.
비오듯 쏟아진 땀방울 훔치며
간만의 숲 내음에 마음 헹구는데
가슴을 헤집는 쏴한 맞바람
그러고도 여직껏 비를 머금었다.
잿빛 하늘 더위를 먹은 듯
비지땀을 삐질삐질
화들짝 놀란 망우산 까마귀
짜증스런 듯 꽉꽉!!~
2013년8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