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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십수년을 거슬러 올라 께복젱이 시절에 간직한 추억!!

  

 

    기억의 저편 넘어에 고이접어 간직한 채
   십수년을 줄곧 살아온 지난 어린시절
   세월의 조각을 헤집고 추억을 되 살려 보려는듯
   만나자!" 세월이 우릴 너무 앞서가기 전에

   꾸밈없는 예전의 순수한 모습으로 우리 얼굴이라도 한번 보자!!" 하여
   날자를 조율하고 시간을 정하여 장한평역 4번출구에
   만남의 장을 열었다.

 

   감미롭게 내리는 봄비를 텅빈 이마로 받으며 약간의 설레임과
   기대를 안고 바쁘게 전철에 올라 장한평 역으로 줄달음 친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쯤이었을까!
   길을 가다 서로 마주칠 때면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한채로
   외면하듯 피해서 도망치기 바빴던 내가 아니 우리 사내 친구들이
   수 세월을 뛰어넘은 오늘 에서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
   그 철없던 시절을 추억해 보고자 했으니 참 우스울 일이다.
   숫기가 없었던 탓이었을까 아님 쪼끔 덜 자란 탓이었을까
   여자 친구 아이들을 우리가 챙겨놀지 못하니까 결국은 자연
   웃 형들이 차지하고 놀았던 기억이 이제와서 생각하니 실소를 자아낸다.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 하자면 지지배들이 너무 웃자라 지들이 먼저
   수작을 걸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런 세월을 뒤로하고 앞다퉈
   객지로 나가고 시집가고 해서 잘만 살더니 이제 와서 무슨 바람이
   불었길래 우리 머스마 들이 보고 싶다 했을까?
   그 가시나 들이 나이들어 펑퍼짐한 아지매가 되어 이제사
   순진무구 했던 사내들이 그리워 진건 아닐련지?
   사실은 이러한 기회가 싫은것은 아니어서 은근히 부추긴 것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튀듯이 계단을 올라 4번 출구쪽을 달음질치니 이게 누구인가!?
   사촌이자 누이인 MS가 두리번 거리며 서 있다.
   몰래 다가가서 손을 덥석 잡으니 자지러 질듯 놀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이어서 JH가 반갑게 손을 내밀고, 한동네 사는 소방관YH, 양양에서 출발해
   오는 JS이가 합류하며 부끄러움도 잊은채 반가움을 만끽한다.

 

   넓다란 음식점(삼겹살 전문집)으로 자리를 옮겨 얼굴을 마주하고 앉으니
   수세월을 금방 뛰어 넘은듯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피해 갈수 없는 세월을 새삼 실감하듯
   세월 묻은 흔적들이 담상담상 드러나 보인다.
   조금후 우리 뒷집살았던 나하고 출생시간이 겨우 대여섯 시간차로
   여자로 태어나면서 환영받지 못했던 OY이가 등장하며 또한번
   반가운 함성이 터져나온다.


   비록 가난한 시골동네 였긴 했지만 한동네서 같은해에
   칠공주 칠강아지가 태어나 큰 사고 큰어려움 없이 자라는듯 했지만
   청년기를 넘기면서 무엇이 그리도 바빴는지 앞서간 친구들이 둘에
   소식이 끊긴 친구가 있다보니 이자리에 열둘중 여섯이 자릴 같이 했나보다.

 

   너희들 참 쑥맥들 이었다는둥 좋아했지만 맘뿐이었다는 둥
   부끄러움도 잊은채 웃고 떠들고 박장대소하며, 주변 손님들의 눈총에도
   아랑곳 없이 해도 해도 끝없는 이야기들을 토해낸다.
   어찌들 참고 여지껏 살았는지 신기하기 그지없다.
   장소를 다시 노래방으로 옮겨가니 노래는 뒷전이고 이야기가 식을줄 모른다.
   누군가가 먼저 마이크를 잡고 한곡조를 뽑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뛰고 흔들며 음정박자 개의치 않고 기분껏 목청을 돋구며 있는 힘껏 손바닥이 

   터질듯 박수를 쳐 대며 정말 잘들 논다.


   중년을 지나 살며 오늘처럼 이렇게 마음을 풀어놓고 흐믓함을 만끽해 봤던적이
   과연 몇번이나 있었을까?!
   삶에 부대끼며 입술을 굳게닫고 삶에 주늑들며 웃음을 잃었던 중년의 삶!
   차암 무던하지만 모질게 살아 왔던거 같다.
   취기를 느끼고 시간은 자정을 지나가고 한동안의 열광에서 깨어나
   각자의 현실로 급선회한다.서둘러서 택시를 잡고 제 갈길 찾아가기 바쁘다.
   이럴때 또 꼭 한둘은 흥을 삭이지 못하고 흐느적대는 부류가 있다.
   취기에 아쉬움에 또는 삶에 저항하며 자신을 쉬 찾아가지 못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께복젱이 친구가 있다는 것은 더더욱 큰 흐뭇함이 있다.
   서로의 자취, 서로의 정서, 서로의 빈모습을 보았기에 그러하고
   자신의 모습이 서로한테 부끄럽지 아니해서 더욱 그러하다.
   서로의 추억들로 인해서 서로의 삶에 작지만 시원한 탄산음료 같은
   활력을 얻으며 지치기 쉬운 중년의 삶을 여유있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
 
   친구들아!  내 정겹고 다정한 사람들아!!
   우리 서로의 가슴에 서로를 간직하며 오래도록 건강하게
   열심히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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