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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스님친구

   중년을 지나 사십대의 끝자락에 간신이 매달려

   이어지는 사고와 불안 속에서

   어떻게든 위기를 모면해야만 하겠다는 생각으로 안간힘을 쓰며

   기상의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만큼 엄청난 폭설이 내려

   사방이 눈속에 묻히고 온 천지가 꽁꽁 얼어붙은 정초 열사흩날

   산동의 어느산골 산사(삼정사)를 찾아

   도량 넓으신 스님의 불심을 빌어 정성과 성심으로 천도제를 올리고

   이따금씩 들려오던 불법을 공부한다는 친구의 생각이 나

   스님이 기거하시는 방문을 두드려

   어렵사리 합장하고 얼굴을 마주하니

   서먹한 느낌에 서로가 화두를 찾지 못하고서

   머뭇머뭇 몇마디 나누고 서둘러 돌아서 나오는데

   아득한 세월의 저편 넘어에 희미한 기억들이 보일듯 말듯 하더라.

 

   고향집으로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에 잠못이루고 뒤척일때

   정적을 깨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불안스럽게 수화기를 드니 "친구야 나다" 하며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음성이

   아~!! 바로 그 스님! 내친구가 아니던가!! 널 만나서 반가웠다며

   사는게 맘대로 되지 않더라고 하며 "방황도 했다" 외롭다" 힘들다"를 연발하며

   격앙된 목소리로 지금도 곡차를 한잔 했다한다.

   그가 살아온 지난 사연들을 어찌다 음성 만으로 다 할수 있겠는가?

   사람이 어찌 바른길로만 평생을 걸을 수 있겠는가?

   평범치 않았던 그의 삶을 어찌 내 좁은 소견으로 헤아릴 수 있겠는가만

   전파를 타고 두서없이 들려오는 그의 몇마디에

   뜨겁게 가슴을 치미는 그 무었을 손으로 억누르며 "친구야 고맙다"

   나도 널 만나서 반갑고 흐뭇했다" 앞으로 가끔씩 연락도 하고 들르겠노라 하며

   열심히 정진해서 큰뜻 이루라고 위로아닌 위로를 하니

   언제든 힘들고 마음 허할때 저를 찾아 와 달라하며

   쉽지않을 다정함을 내게 전하며 그렇게 서로의 마음에 우정을 나누어 가졌다.

 

   일상으로 돌아와 불안 심리를 떨쳐 버릴려고 애쓰며

   삶에 쫓기고 주늑든지 한달보름여 불현듯 스님 생각이 나서

   산사에도 세속의 봄은 오는가?"

   눈속에 덮인 삼정사와 친구생각이 나는구먼!!" "잘 있는가?"

   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곧바로 상기된 목소리가 전파를 타고 들려온다.

   잘있었나? 몸은 우선한가?" 라고 묻는 음성이 참 맑고 밝은 느낌이다.

   절 뒤쪽 계곡 숲에서 다래나무 수액을 받아 내게도 한통을 보냈으니

   잘 마시고 건강 회복하라며 뚝 끊어버린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이렇게 감사 할수가?

 

   잠시잠깐 중학시절 만났다가 수세월을 잊고 산지 오래였는데

   순간의 재회가 이렇게 가까이 서로를 생각케 할 수 있다는게

   놀랍기도 하고 흐믓하기도 하며 삶에 예전에 느낄 수 없었던

   감사하는 마음과 활력이 솟아난다.

 

   오늘은 한시간쯤 일찍 퇴근을 하여

   좋은이웃 좋은 친구 다 불러다가

   스님께서 보내준 생명수 따라놓고

   마음 섞고 정 나누며 마음의 병 씻어내며

   이웃한잔 친구한잔 마음한잔 정한모금!!

   친구 이야기 하며 다래나무 수액 한잔!

   스님 소개하며 생명수 한 모금 해야겠네!

 

   두손 합장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스님! 스님! 친구스님!

   세속인연 쉬이 잊고 열심으로 정진하여

   불심으로 마음다져 불법으로 깨우침 얻어

   큰 뜻 이루시고 부디 해탈의 지경에 까지 이르소서!!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