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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태풍전야 참으로 파란만장한 여름입니다. 이미 처서가 훨 지났으니 이내 곧 이런 채로 홀연히 물러가겠지만, 대홍수의 악몽으로부터 채 깨어나기도 전, 순간순간 위기일발 휘몰아쳐오는 태풍 바비 마저 역대 급이라는 기상예보에, 그저 유구무언 불안과 걱정이 가중되는 그야말로, 태풍전야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대자연의 거대한 소용돌이 앞에 그저 작고 나약한 인간이기에, 아무쪼록 바비만은 한반도 상공을 어루만지듯 스쳐지나가며 코로나19악령까지 몽땅 쓸어 담아 조신하게 사라져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와 함께, 남은 여름이 우리들 모두께 안전하고 가뿐한 일상이 거듭되기를 손 모아 빕니다. 2020년 8월 26일 더보기
내 환갑의 여름 지독한 여름이다. 이 나이가 되도록 예전에 경험치 못한, 어느 꿈같은 시절 한여름 한낮 불볕 태양을 맨 등에 지고 어머니와 둘이서 보릿대 벼늘을 두면서도 폭염이라는 언어를 떠올려보지를 못했던, 혹서기 훈련 중 완전군장에 산악구보를 하면서도 질리지가 않았었건만, 칼바람 동장군.. 더보기
5월 끝자락 도심 높은 철제담장 밖으로 몸을 늘어뜨린 넝쿨장미 때 이른 폭염에 신열을 삭이며 울컥울컥 객혈을 토하고, 진초록 절정에 정지된 용마산 초록이 겨움에 감당을 못한 듯 5월 땡볕에 열기를 삭이며 살랑바람을 부채질 삼는다. 태양은 어느덧 5월 바다를 건너 서녘 산꼭대기 까치발을 선 .. 더보기
한여름 배웅 비 머금은 성난 바람 용마산 마루 열기를 꺾고 까칠한 그 바람에 가슴을 열고 바위능선 등에 올라 앉아 연무에 잠긴 도심 내려다보며 한여름 끝 노독을 달랜다. 이른 새벽녘 집을 나서 용문을 살피다 다시 내달려 미시령을 넘어 속초에 입성 구룡령을 넘어 다시 용문으로~ 연수리 팔각정.. 더보기
쉰세해의 여름 죽겠다 죽겠다!!~ 더워서 죽겠다를 입에 달고 살 만큼 유난히 길고 무더운 쉰세해 여름!!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운다 했던가? 대 자연의 순리 안에 영원할 게 뭐 있겠다고, 한 순간 머무는 것에 그 안달을 부리고 잠시잠깐 보이는 것에 그 애착을 떠는가? 비지땀을 쏟던 하늘 이내 쪽빛 화색 하.. 더보기
고추잠자리 오락가락 장마통에 잠시잠깐 햇님얼굴 이 때다 싶었는지 고추잠자리 편대비행 회색도심 빌딩숲속 여름사냥 길떠나며 신이난듯 휘젓고 바쁜듯 들쑤시고-------------- 시름잠긴 범부가슴 달래는지? 얼래는지! 무심히 새는 한숨 아득한 추억하나 개구쟁이 소시쩍에 그놈 용케 사로잡아 꽁무니에 풀 매달아.. 더보기
이 가을을!! 찔끔거린 장마 끝에 한걸음에 다가온 듯한 가을! 이글거린 태양을 피해 그늘 찾을만한 기회도 없이 선뜻 놓쳐버린 것 같은 아쉬움 묻어 간 여름! 작별인사도 못 나눈채 훌쩍 홀로와 서있는 듯한 서먹함이 이 가을을 방황케 한다. 밤 낮 없이 곡하는 애처로운 풀 벌레 소리에 이제 이 가을을 정중히 맞으.. 더보기
장맛비에 가슴 젖고 고추잠자리 사뿐사뿐 빌딩 숲 사이를 맴돌고 꼬랑지 긴 장맛비 8월 문턱을 서성이네. 하늘마저 숨어버린 비바람 속 먹구름 깊게 골진 서민의 삶 폭풍우 속 처럼 어지럽다. 쇼윈도에 빗방울 님 잃은 여인의 눈물방울 내 마음 눈물처럼 주루룩주루룩 뚝뚝!!~ 변덕스런 장맛비 도심 골목을 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