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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삶의 장마 장마에 겨운 진초록 숲 빗물에 흥건하고, 나잇살에 겨운 노 나그네 땀으로 흥건하다. 끈질긴 병마에 만성이 된 도심 연무에 잠긴 채 죽은 듯 잠잠하고, 무딘 삶 인생사 난맥상에 뭉클한 설움 울컥 복받치건만, 그러거나 말거나 토실토실 개도토리 알알이 영글어가고, 그러거나 말거나 끈적한 바람은 거침없이 용마산을 넘는다. 2021년 7월 11일 더보기
수마에 삶을 빼앗겼을지라도~, 지독한 장마와 비폭에 익사위기에 몰린 소가, 오산 사성암 절 마당까지 죽자사자 피난을 가고, 역사상 유례없을 홍수에 귀하고 소중한 인명과 재산은 붉덩물에 거품처럼 휩쓸려갔으며, 들과 산과 탯자리까지 몽땅 참혹히 잠기고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고향 녘의 이 처참한 홍수재난 앞에 그저 망연자실, 인간의 나약함에 새삼 할 말을 잃고 엄두를 못 내시며 시름하고 계실, 내 고향의 면면이 눈앞에 어른거리 듯하여 안타깝기 그지없고 그저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긴긴 장마에 숨이 막혀서 제방을 뜯어먹고 간 거대한 물바다에 함께 떠내려가 죽은 줄 알았던 해가 오늘은 살짝 빛 감을 합니다. 비록 대자연의 분노가 극으로 치닫고 그 반격에 지구의 종말이 닥칠지라도, 심장이 박동을 멈추지 않는 한 삶은 존재하고, 삶이 존재하는.. 더보기
내안의 쉼터 설마~~ 얼렁뚱땅 이틀 만에 장마가 걷히려는가? 진초록 우거진 도심 산에 상큼한 숲 냄새 물씬하고 멀리서 들리는 매미소리 한가롭기가 그지없다. 한 주일 새 훌쩍 자란 개도도리 토실토실 안전철망 넘어 나리꽃 호랑나비 춤에 싱글벙글, 고추잠자리 떼 맴도는 용마산 몬당을 지나 대성암.. 더보기
8월의 용마산 긴긴 장맛비에 짓물러진 용마산 분노한 매미 떼 함성 소리 드높고 능선을 점령한 고추잠자리 떼 진초록 계곡을 이 잡듯 뒤진다. 핑크색 싸리꽃눈 수줍은 미소 활짝 핀 나리꽃 너털한 웃음 빵떡모자를 뒤집어쓴 개도토리 용마산 몬당에 송이송이 밤송이 지질한 장마에도 아랑곳없이 그 자.. 더보기
지지리도 긴긴 장마 진초록 녹음 흥건한 계곡 8월 태양 부서져 내리고, 장마에 쫓긴 매미소리 볼통대듯 아우성이네. 지지리도 긴 장맛비 잠시잠깐 물러난 사이 꿉꿉함을 털어내며 상큼함을 만끽한다. 빵떡모자를 궁둥이에 쓴 토실토실 개도토리 소싯적 고운 추억에 배시시 미소 지으며 설레는 가슴으로 한자락 그리움 품.. 더보기
장맛비 몸부림치던 날 우주질서의 지엄함을 일깨우려는 것인가? 분노한 대자연의 울분을 표출하려는 것인가? 시퍼런 섬광이 온 밤을 난도질하고 지축을 흔드는 굉음은 차라리 처절하기 까지 했었다네. 날 밝은지 오래전인데 태양마저 죽음을 삼키고 세상에 어둠을 씌워 형벌이라도 내릴 듯 몽매한 인간의 이기심에 경종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