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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꽃

아카시꽃이 필 때면, 행여 잊을세라 올해 또한 때맞춰 여지없이 아카시꽃이 핍니다. 혹여 망각의 무덤에 갇혀 오 가지도 못 할세라 그 향기도 또한 여전하구요~, 예순하고도 일곱 해를 더 묵묵히 아등바등 살아내는 동안, 육신은 삐거덕거리고 영혼은 어제 그제가 긴가민가하도록 버텨내는 동안, 가끔은 삶의 궤도로부터 이탈되었거나 이따금 삶의 벼랑끝으로 끝없는 추락을 하면서도, 해마다 쌀밥통 같은 하얀 아카시꽃이 오늘 이처럼 필 때면, 난 여지없이 내 안의 그곳 그 자리에 가 서 있습니다. 늘 그러했듯이 오늘 이 아침 아카시 꽃향기가 이처럼 향긋이 내 코끝을 쥐어팰 때면, 내 영혼은 여지없이 그때 그 시절 그 앞으로 홀연히 가 서 있습니다. 나를 꿋꿋이 지탱하게 하는, 내 영혼을 내 자리에 꽉 붙들어 준 내 안의 그 아름다운 곳으로. .. 더보기
아카시꽃 불기 2566년 이 땅에 석가님 오심으로 하여금 온 누리에 부처님의 은덕과 자비는 충만한가? 50년 동안 이어온 어버이날로 하여금 우리 가슴에 어버이의 은혜와 보은의 마음 또한 충만한지? 부처님 오신 날 어버이날까지 겹쳤으니 자비로운 세상 은혜로운 축복이 아닐 수 없건만, 아서라~ 오색연등마다 제각각 꼬리표를 매단 인간의 끝없는 저 욕망 덩어리들, 절 기둥이 휘청거리도록 주렁주렁 걸렸으니 속세에 빚쟁이가 된 부처 부도라도 나실까 염려스럽고, 어제는 내 어머니의 생신이었던 것을 가신지 5년 남짓에 불효의 기억마저 어느덧 가물가물, 물거품 사라지듯 영영 잊어질까 못내 부끄럽고 죄스러운데, 때맞춰 핀 아카시꽃 향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태곳적 향수를 오롯이 간직한 채 무뎌진 말초혈관까지 펌프질을 해댑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