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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진달래꽃 4월 첫 시작의 날 빛나는 아침 햇살 살폿한 애무에, 수줍어 얼굴 붉힌 진달래꽃이 가슴 찌잉하게 예쁘다 못해 울컥 눈물겹도록 곱고 서럽다. 꿈속 어느 아득한 애정이 꽃피던 시절, 분홍색 스카프를 두르고 사뿐히 다가와 환한 미소를 짓던 곱고 아름다운 그 소녀의 상기 된 얼굴처럼, 장롱 속 깊이 간직만 하신 채 한 해 한두 번 옷 정리를 하실 때나 살며시 꺼내 동정과 옷고름을 매만지시며, 원망인지 서글픔인지 모를 미소를 지으시다 다시 소중스레 차곡히 넣곤 하시던 울 어머니의 연분홍 그 저고리처럼, 2022년 4월 1일 더보기
굴지리 어둠이 짙어갈수록 서글픔 또한 깊은 것은 이곳으로부터 시작된 고질병의 도짐 탓이리라. 설움에 눈물겹던 소쩍새의 울먹임과 초롱초롱 사연을 간직한 무수했던 별 무덤이, 봇물 넘친 물소리를 동반한 채 수 세월을 훌쩍 넘고 달려와, 낚싯대 드리운 검은 수면에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키는, 달도 별도 없는 까만 밤을 뜬눈으로 하얗게 지새우고 먼 세월 속 긴 아픔을 못내 삭이지 못한 채, ************************** 내 속을 꿰뚫고 있는 형 꽁무닐 쫓아서 굴지리를 스쳐 지나며 구석구석을 더듬는다. 긴 밭고랑 빼곡히 조롱조롱 참깨꽃이 그 어느 한여름을 생생하게 기억케 하고, 담벼락 앞 다소곳이 정숙한 미소 접시꽃, 외진 저만치 꼰지발선 채 미소를 짓는 도라지꽃, 아득한 세월 저 먼발치 그때 그.. 더보기
4월의 그 소녀 초록이 곱고 예쁜 4월 끝자락, 옅게 분을 바른 하늘도 예쁘고 살랑대는 봄바람 또한 곱고 감미롭습니다. 밝은 햇빛에 회색 도심마저 예삐 빛나는 오후, 용마산 암릉마다 병꽃나무 꽃 아차산 모퉁이마다 자태 고운 철쭉꽃이, 어느 먼 4월의 기억 저편 나비처럼 꽃 속으로 꼭꼭 숨어버린 그 소녀를 닮아, 청순하고 사랑스럽고 예쁘고 애틋합니다. 2021년 4월 25일 더보기
석류꽃 밤새 고향집 추녀 양철지붕을 두드리며 밤을 지새던 비는, 아마도 깊은 밤 몰래 숨어 사랑을 꽃피우기 위한 애절한 속삭임 이었던지?!!~ 아침 성묫길 삼밭골 어느 밭두렁 모퉁이,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초록 가운을 두른 여인처럼, 물기가 흥건한 몸매에 붉은 꽃잎을 빼문 자태가 청순하다 못해 차라리 요염하다. 아득한 어느 세월 속 쿡 웃는 모습이 참하던 그 새침한 소녀의 도톰한 입술처럼, 생기발랄한 어느 앳된 여인의 청순미 넘치는 요염한 미소처럼, 머잖아 곧 저 붉은 입술에 기적처럼 사랑이 꽂히고 나면, 여린 가지를 한껏 늘어뜨려 운명처럼 붙들고 숙명처럼 흔들리며, 한여름 혹독한 폭염과 곧 닥칠 모진 폭풍우를 꿋꿋이 견뎌내고 간신히 버틴 채, 빛과 바람으로 보석을 빚고 비와 이슬로 피와 살을 불려, 속으로 .. 더보기
능수버들 휘늘어진 능수버들 살랑대는 가녀린 머릿결 창포물에 감아 빗었는지 연초록 물 곱고 정갈하다. 한겨울 내내 머리 풀고 꽁꽁 언강 넘다보며 북풍한설 견디고 견뎌 오는 봄을 기다렸으리. 강 건너 저편에 불어오는 꽃샘바람을 용케 알고 머리카락 길게 늘어뜨려 초록물들이며 봄을 반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