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늘어진 능수버들
살랑대는 가녀린 머릿결
창포물에 감아 빗었는지
연초록 물 곱고 정갈하다.
한겨울 내내 머리 풀고
꽁꽁 언강 넘다보며
북풍한설 견디고 견뎌
오는 봄을 기다렸으리.
강 건너 저편에 불어오는
꽃샘바람을 용케 알고
머리카락 길게 늘어뜨려
초록물들이며 봄을 반긴다.
아득한 어느 세월모퉁이
눈부시도록 햇빛 고운 날
나물바구니 옆에 끼고
아지랑이 속으로 숨어들며,
설레는 가슴 애를 태우던
그 소녀의 머릿결처럼
살랑대는 저 고운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2016년 3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