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벌초

가슴 시린 밤, 잠 못드는 밤 벌초 행 겸 퇴근길 서둘러 버스에 몸 싣고, 간간이 퍼붓는 가을비와 벌초 시즌으로 인한 고향 행 정체길 기를 쓰고 달려 반 시간여 지체 도착 후, (21:35) 46년 지기 의형과 반가이 도킹 그동안 못 나눈 서로의 삶을 애틋이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비빔국수에 이슬이 두 병을 순식간에 해치운 후, 자정에 가까운 짙은 어둠 속 희미한 온갖 추억이 난무한 옛 신작로를 경운기를 타고 가듯, 택시를 불러 타고 기억을 더듬어 가는 모처럼의 여유 그도 잠시, 어슴푸레 윤곽만은 뚜렷한 당산 앞에 성큼 도착 냉큼 문 열고 내려 본가의 창 불빛을 살피며 곧장 골목으로 진입 처가로 들이닥쳐 주무시다 인기척에 잠 깨신 장모님께 문안인사 올리고, 두 처조카의 배웅을 뒤로하며 급히 밖으로 나와 내가 놀던 정든 시골길 그 골목길.. 더보기
달맞이꽃 벌초 행 고향 길 예기치 못한 악재를 만나, 하릴없는 기다림에 풀벌레소리만 애달프다. 안성 어느 외진 카센터 주변 호젓한 공터 어쩌자고 이 밤을 기다려 저리도 곱게 피어났는가? 그윽한 향기를 은은히 지닌 채, 달님도 별님도 하나 없는 먹물처럼 까만 하늘을, 저토록 꼿꼿이 고개를 쳐들고 하염없이 바라만 보는가? 연을 기다리는 길손처럼 고향을 그리는 노객처럼 얼마나 기다리다 꽃이 되었나? 얼마나 그리우면 꽃이 되었는가? 2019년 8월 30일(달맞이꽃 피는 밤) 더보기
가을 깊은 언저리 벌초 행 나들이 길에서 오는 고단함보다는 그로인한 흐뭇함으로 삶은 또 하나의 고운 흔적을 남기고, 4촌간 형제애에 자존감 드높고 진귀한 해산물 안줏감에 오가는 한잔 술은 한낮의 고단함을 사르르 녹이며 뿌듯한 형제애로 가슴에 흥건했다. 짙은 어둠을 동반한 채, 아내와 함께한 복.. 더보기
벌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