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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

처서 언제 보았던 해님인가? 얼마 만에 찾은 일상인가? 긴 악몽에서 힘겹게 깨어나 겨우 돌아온 용마산 몬당에, 때 놓친 한여름 초대 손님 애걸복걸 하소연이고, 장마에 부르튼 진초록 숲엔 찬란한 햇빛이 만연한데, 어느새 하늘은 청연한 얼굴로 흰 뭉게구름을 두둥실 드리우고, 홀연히 불쑥 들이닥친 처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수마가 휩쓸고 간 저 땅에도 희망의 바람은 불어줄 것인지? 천인공노할 사랑제일의 망동으로부터, 이 땅에 평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인지? 내 안의 깊어진 이 찐득한 시름까지 휘몰아 쓸고 갈 바람이었음 좋겠습니다. 2020년 8월 23일(처서) 더보기
장마 비구름 저 너머에~ 장마 비구름 저 넘어 에는 변함없이 찬란한 태양이 있을 것이고, 해 떨어져 죽은 저 서녘 넘어 에도 여전히 빛나는 내일이 있듯이, 머잖아 곧 장마 걷힌 하늘에 한여름 태양이 불볕을 내뿜고, 죽은 해는 또다시 동녘을 밝히며 찬란히 떠오르리라는 확고한 믿음으로, 그 언젠가 한 때 객기를 부리다가 제풀에 겨워, 서녘으로 떨어진 해와 함께 노을에 빠져죽은 메르스처럼, 온 세상을 불안과 근심 속에 처박은 코로나19도 또한, 낮게 드리운 장마 비구름 속에 이 세상의 온갖 불안과 공포와, 근심과 걱정 아픔과 설움일랑 한 방에 몽땅 처넣고 가둬, 중천을 지나 서녘을 넘보고 있을 7월 장마 속 숨은 해와 함께, 물귀신한테 붙잡힌 것처럼 꼼짝없이 덜미 잡힌 채로, 서녘 하늘아래 깊이 깊숙이 퐁당 빠져 죽어주었으면!!~ 2.. 더보기
이제 그만 입을 봉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극도의 불안과 불신감을 조장하고도 모자라서, 내 어머니 추모길 가로막고, 미련여한 깊고 높으실 사둔 노친님 이 세상 떠나시는 마지막 배웅 길마저 가로막아, 이 설움 이 원망을 키우게 하는가? 도심화단 외진 한 모퉁이 산수 꽃 만발하고 용마산 능선 .. 더보기
한계령 넘어에서 끌고 온 아픔 외도끝에 돌아온 용마산에 깊어진 한여름이 사뭇 낯설다. 초록 숲을 휘감은 폭염이 열기를 내품으며 똬리를 틀고 기쁨에 겨움인지? 설움에 사무침인지? 매미들의 아우성이 하늘을 찌른다. 활짝 웃는 나리꽃 유혹에 춤추는 호랑나비 애가 닳건만 시도 때도 없이 스치는 바람 애절한 사랑 .. 더보기
제발 부디!!~ 마치 한겨울 격랑 속으로부터 한 걸음을 살짝 비켜서 있는 듯 포근하고 여유로운 주일, 갑오년 정초닷새 용마산 몬당 여전히 세월은 바람 가듯 하고, 또 한해를 짊어진 초로는 숨 가쁘기만 한데, 벌써 서산을 훔친 태양은 밝고 찬란하기만 하노니~ 까칠까칠 가슴을 쑤시는 가시랭이 같은 .. 더보기
춘정 능선 넘어 망우산자락은 아카시아 꽃 일색이고 목전에 용마산 몬당은 진초록 녹음 절정이라~ 도심은 진무를 쓰고 하늘 속으로 숨어들고~ 내 안의 근심 가슴을 후비다 산딸기 덤불속 들썩이고~~ 2013년 5월 26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