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아픔 썸네일형 리스트형 황홀한 아픔 맘껏 뽐내 보지도 못한 채 시름시름 사라져 버림 어떡하나, 조마조마 한 내 맘을 겨우 눈치챈 것처럼, 늦가을 가뭄에 시들시들 생기를 잃어 가는 단풍의 목마름을 때늦게나마 용케 안 것처럼, 시원스럽게 줄기찬 빗줄기를 아낌없이 퍼붓던 지난 주말 밤 세찬 폭우에, 산자락 오솔길 흔적마저 지운 채 빼곡히 포개고 누운 낙엽의 속삭임과 함께, 이 아침 여명을 머금은 만추의 가을색이 한껏 생기를 찾아 본연의 제 빛으로 뭉클 되살아났다. 망연한 이 가을을 기억하기 위한 헛헛한 목마름이며 가을이 남긴 처연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그리움이었던 것을, 차마 마음 주지 못한 채 끝내 외면하고 돌아서야만 했던 먼 세월 속 그 소녀를 향한 그리움처럼, 삶에 쫓기고 세월에 휘둘려 벼랑 끝에 내몰린 노 나그네의 어쩌지 못할 목마름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