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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꽃중년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아침 안개를 뒤집어쓴 해가, 도심 먼 산 나간을 짚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출근길을 살펴줍니다, 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까지, 뭐가 저리도 신이 났는지 주저리주저리 조잘조잘 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아~ 드디어 마침내 겨우내 삭막하기만 하던 출근길 오솔길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제일 먼저 첫 봄 인사를 건네줍니다. 얼마나 반갑고 예쁘고 신비로운지 이아침이 온통 설렘과 기쁨이며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마치 오늘 내내 좋은 일이 줄줄이 엮어질 것만 같은 신선한 설렘, 좋은 사람과 불쑥 눈 맞춤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이 상큼한 기대감, 뭔가? 봄 처녀 바람났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달뜸이라면, 가을 타는 노땅인줄만 알았던 난 이아침, 백여시가 .. 더보기
출근길 이른 아침 출근길, 인도 변에 어지러이 흩어진 플라타너스 낙엽의 처연한 모습에서 무한세월 긴긴 터널 속으로부터 또 한 해의 마지막 종착역에 이르러 있음을 습관처럼 깨닫습니다. 삶이라는 여정의 멀고 긴 철로 위 석양노을 짙어가는 인생 종착역 가까운 또 한 간이역 앞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며 헛헛함을 감추지 못하는 나그네의 가슴에 또 한 겹의 시린 회한을 담습니다. 2021년 12월 1일 (출근길에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