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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착각 25년여를 한결같이, 주일마다 예배당에 하나님 찬양 가듯이,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가뿐 사뿐 오가는 내 집 안마당 같은 용마산인 것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숨은 가프고 걸음은 무거운지?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응당히, 나이 탓 세월 탓이리라 위로 아닌 위로를 삼아볼 제, 이 무슨 궤변이며 이 무슨 장난인지? 세월을 놓쳤는지? 정신 줄을 놓친 건지? 사각거리는 갈참나무 잎 사이로 진분홍 진달래꽃이 실성한 듯 실실 웃고, 앙상한 덤불 속 진노랑 개나리꽃이 달밤 별무리처럼 반짝거린다. 입동이 지나고 소설이 코앞인데 이 벌건 백주 대낮에, 실성한 봄꽃들이 시절을 망각한 채 날 조롱하는 것인지? 세월을 놓친 금춘의 나그네가 석양노을도 지기 전에 정신 줄을 놔버린 것인지!!? 2021년 11월.. 더보기
예순세 번의 착각 계절의 윤회 앞에 이미 가을은 가고 없습니다. 가는 세월에 족쇄를 틀어 나와 함께 결박을 지워둔 채, 어느 땐가부터 되돌림이 반복되는 계절윤회의 착각에 빠져, 세월의 오고 감을 구분치 못하고 습관처럼, 잠시 갔다가 또다시 돌아오리라는 변함없는 착각의 믿음으로, 오는 세월에 삶이 좀먹고 가는 세월에 인생 축나는 줄 모르는 채, 한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소설 절기 앞에 가는 가을인지 오는 겨울인지 여직 분간을 못하고, 차마 떠나지 못한 마지막 단풍잎에 연민을 거두지 못한 채, 이제 막 떠난 가을이 또 다시 오리라는 착각을 거듭하며, 예순세 해 세월등살에 도끼자루 썩어나는 줄 까맣게 모릅니다. 2020년 11월 22일(소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