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이 말하거늘,
아스팔트 차도 지표면 복사열이 후끈후끈 도심을 달구고, 초록 무성한 아차산 능선에 묵직한 정적을 조심스레 깨우며, 한여름 초대객 도착을 알리듯 간간이 곡성을 내 봅니다 만, 갈 길 먼 한여름 태양 장마전선 늪에 빠져, 울그락불그락 얼굴도 못 내민 채, 삼복 열기란 요원하기만 한데, 달포 만에 용마산을 찾은 혈기 식은 노 나그네 한여름은 아직 뜸 들기도 전이건만 암반능선 진입하기도 전 물속에서 막 건져놓은 것처럼, 헐떡헐떡 땀범벅인 채 기진맥진 숨이 곧 넘어갑니다.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또 다름을 육신이 말하건만, 고개를 저어 애써 부정하며,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만 연신 훔쳐냅니다. 2023년 7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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