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 눈꽃 폭탄
이 세상에 만연한 온갖 악행과 흉허물을, 차마 두 눈 빤히 뜬 채 지켜볼 수만은 없었으리라. 한 해의 끝자락 그 종착역에 임박하여, 마치 화풀이를 해대는 듯이, 가슴에 응어리진 원망과 울화 덩어리를 끝내 견뎌내지 못하고 소금 덩이를 내리치는 것처럼, 기세 좋게 내리 퍼붓는 순백 눈꽃 폭탄에, 마침내 서울 도심은 꼼짝 못 하게 발이 묶이고, 속앓이 하는 이내 가슴을 훤히 꿰뚫어 보듯, 포용과 관용에 관한 시범을 보이고자 저러는 것인지? 화해와 용서에 대한 진수를 일깨우고자 이러한 것처럼, 하루 동안 내내 이 세상을 향한 노기 찬 눈 삽질을 펑펑 해댄 끝에, 하루해가 저물 무렵에서야 그 줄기찬 대 사역을 멈추고 온 세상에 눈꽃 만발한 백설 천국을 건설하셨나니, 이 은백의 서설에 나의 간절함을 덤 하여 부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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