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중년
밀가루를 뒤집어쓴 것처럼 아침 안개를 뒤집어쓴 해가, 도심 먼 산 나간을 짚고 빼꼼히 얼굴을 내밀며 출근길을 살펴줍니다, 까치, 참새 박새, 딱따구리 이름 모를 온갖 잡새들 까지, 뭐가 저리도 신이 났는지 주저리주저리 조잘조잘 대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아~ 드디어 마침내 겨우내 삭막하기만 하던 출근길 오솔길에 노란 생강나무 꽃이 활짝 제일 먼저 첫 봄 인사를 건네줍니다. 얼마나 반갑고 예쁘고 신비로운지 이아침이 온통 설렘과 기쁨이며 더할 나위 없는 축복입니다. 마치 오늘 내내 좋은 일이 줄줄이 엮어질 것만 같은 신선한 설렘, 좋은 사람과 불쑥 눈 맞춤이라도 마주칠 것만 같은 이 상큼한 기대감, 뭔가? 봄 처녀 바람났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달뜸이라면, 가을 타는 노땅인줄만 알았던 난 이아침, 백여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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